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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람

아, 우울하다 우울해!

나는 쉽게 우울해지는 사람이다. (다른 감정들보다) 우울함을 느끼는 것이 쉬운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우울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 번째는 '그냥'이다. 정말 아무 이유없이 그냥 우울해진다. 아마 호르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사람'이라서 우울해지는 것이다. 아무튼 이럴때는 우울한 음악 들으면서 우울한 상상에 빠져서 실컷 우울해지는 것이 답이다. 우울한 감정이 바닥이 날때까지 다 써버리는 것 이다.


두번째는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다. '뭘 그렇게까지 생각해?' '원래 그렇잖아' '네가 이상한거지'와 같은 말들이 나를 우울하게 한다. 내 감정이나 생각을 부정 당한다(비정상으로 취급)고 느끼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정리되지 못한 과거(트라우마)'다. 사회복지를 전공했기 때문에,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내가 어린 시절에 겪은 사건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문제는 나의 과거를 내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이다. 그래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가 정상인가?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건 비정상 아닌가? 이런식으로 스스로를 자꾸 의심하는 것 이다. 인간은 인간 자신을 주관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데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니 괴로운 것 이다.


네 번째는 '불확실한 미래'때문이다. 대학교 때만 해도 전공을 결정하고, 수강신청을 하면 하루, 한달, 6개월까지 내가 할 일이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졸업하면 그런 것이 없다. 당장 오늘 하루 무엇을 하며 보내야할지부터 감당해야 한다. 그게 굉장히 생각보다 막막한 일이다. 나는 도서관에 와서 구직사이트를 한번 둘러보며 새로 올라온 구인공고가 있는지 확인한 후, 없다면 대부분 글을 쓰거나 책을 읽었었고, 요즘은 책 대신 영화를 보고 있다.


다섯번째는, 불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주위사람들의 시선'때문이다. 사실상 이 이유가 불확실한 미래보다 나를 더 우울하게 한다. 나에게 사람들이 하는 말은 여러가지지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의지가 없다. 즉 노력을 안한다는 것 이다. 노력의 기준은 취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느냐는 것 이다. 꼭 그렇게 취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어야만, 노력을 하는 것이고, 열심히 살고 있는 것 인가?


나는 왜 그렇게 무기력하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 말이 나는 욕처럼 들렸었다. 무기력하게 사는게 나쁜건가? 아침에 잠이 덜 깨서 현실세계로 로딩이 덜 된 그 멍한 상태로 사는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현실세계로 100% 로딩되면 우울증 오기 딱 좋은 세상이이니까.


아무튼 여러이유로 난 참 쉽게 자주 우울해지는 사람이다. 

아, 우울하다 우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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