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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를 살고 있습니다

"아가씨는 배 나오면 안돼."

"여자는 취업보다 시집 잘가서 애기 낳고 살면 되지"

"넌 여자고 막내잖아. 오빠는 남자고 첫째니까 뭘해도 잘하겠지."

"화장 좀 하고 다녀라."

"넌 솔직히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없잖아."


난 몇년대를 살고 있는걸까?

2018년대를 살고 있긴 한걸까?

아빠가 고지식하다면서, 똑같이 나에게 여자로서의 코르셋을 조이는 엄마와,

그런 엄마와 아빠를 싫어하면서, 똑같이 닮아가는 오빠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편입해서 여성복지론을 수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에게, 왜 꼭 내 미래가 꼭 여자로서 사는것에만 한정짓냐고 나도 하고 싶은일이 있는데라고 얘기해도,

아가씨는 배 나오면 안돼라는 엄마의 말에, 엄마 어디가서 그런말 하면 욕먹어라고 얘기해도,

넌 솔직히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는 오빠의 말에,

나도 똑같이 내 월급에서 돈 모아서 독립할건데 왜 저런말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도 변한건 없다.


나는 페미니즘을 제대로 배우지도 않았고

페미니즘을 토대로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도 아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려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냥, 내가 나 자신으로서 생각하고 느끼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일 뿐 이다.

그게 전부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하지 못할것 같다는 무력감을 더 이상 느끼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들에게 난 예민한 사람으로 남아있을것 같다 앞으로도.


어느 곳에도 속하고 싶지 않다.

여자이고 싶지도 않고

페미니스트이고 싶지도 않고

남자이고 싶지도 않고

그냥 사람이고 싶다.

그냥 나이고 싶다.

진짜 자유롭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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