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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처음에게

뒷모습이 너 같아서 일단 쫓아갔어. 키는 너보다 좀 컸는데 느낌이 왠지 너같앴거든. 나를 한번 뒤돌아보고선 케이크집으로 들어갔었잖아. 살은 좀 빠져보였고 신나면서 웃는 얼굴은 여전해보였어. 그게 너가 아니었을수도 있겠지만, 그 핑계로 혼자서라도 너에게 안부를 묻고 싶다. 있잖아 너를 보는 내 마음은, 소녀의나라라는 웹툰에서 나리를 보는 유나 마음 같았어. 다른게 있다면 나는 유나가 아니라는 것. 너는 내가 아니어도 됬고, 나는 너가 아니어도 될만한 무언가를 가지지 못했다는 것. 가만히 있어도 관심을 가지게 하고 애정을 쏟고 만들게 싶어하는 그 얼굴, 내 속얘기를 털어놓을때면 가만히 옆에서 듣고만 있었던 네 모습, 여전히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지, 그럴때면 꽁꽁 숨어버려서 가까운 사람 속상하게 만드는건 여전한지 다 궁금해. 꽤 오랜세월이 지난만큼 네가 변해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렇다면 참 다행일거라고. 왠지 좀 서운하겠지만 다행일거라고 생각했어. 서운하겠지만 안심일거라고. 나도 좀 많이 변했어. 늘 현실적이었고, 독립적이었던 너에 비하면 아주아주 느린 속도겠지만, 네가 잠시 살았던 곳에서, 내가 오래전부터 살았던 곳에서 나도 아주 조금씩은 변해가고있어. 있잖아 한번쯤은 다시 보자. 네가 내 처음이었으니까 한번쯤은 다시 만나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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