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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나는 왜 이렇게 사회성이 없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순간에서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 

나의 실수를 자꾸 떠올리게 되고, 그런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게 되고, 나의 외모, 생각, 감정, 행동 하나하나 다 신경 쓰느라 머리가 하얘진다. 그저 모니터 맨 오른쪽 아래 시계를 보며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도하면서,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일에만 몰두한다. 이게 나다. 늘 긴장하고 있느라 표정이 어둡고,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나는 왜 이렇게 사회성이 없을까. 라고 나에게 묻는 나에게 나는 대답한다.

왜라니, 그냥이야! 이유를 찾지마!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세상 일이 얼마나 될 것 같니?라고 이야기 해준다. 그냥 그게 나 인거다. 아르바이트니까 가볍게 넘기라는 친구의 카톡부터 가볍게 넘기지 못하는 나. 도망쳐버리면 되지 뭐, 다른 별에서 온듯한 사람들과 억지로 커피 마시고 있는게 싫은걸 어떡해. 

나는 이런 나를 보호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나만의 삶의 방식을,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찾아나갈 생각이다. 

그전에 정신과 약부터 다시 먹어야 겠다. 자살 사고가 심해진다. 샤워 호스를 보고 목을 맬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고, 도로 위를 달리는 트럭 창문에 내 몸이 부딪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우울증과 강박증이 있다는 의사의 말이 맞았다. 자살사고를 강박적으로 하고 있다. 마치 그 사고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 같다.

일을 하다가 정신질환자에 대해서는 채용을 제한한다라는 문구를 보고 살풋이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던 순간이 기억난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만 생각하면 숨이 턱 막혀오지만, 그래도 일단은 살아보기로 했다. 내가 밥은 먹었는지,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신발이 비에 흠뻑 젖지 않았는지, 밤에 잘 때 창문을 열어두고 자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엄마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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