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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록틴

진짜 이 약이 나를 고칠수있을까. 이 약들로 시작해보자라는 말을 하시고 이번주는 효과도 기대하지 말라고 하셨다. 몸에 맞는지 안맞는지를 테스트해보는거라 하셨다. 그렇게만 설명을 듣고 무슨 약이고 어떤 기능을 할것인지는 듣지 못해서 프록틴이라고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니 항우울제라고 나온다. 음 나 괜찮은데. 자발적으로, 충동적으로 정신과에 온 사람이 할법한 생각은 아니지만, 나 괜찮은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3만원이 넘는 검사지들에 거짓말을 하지않았고 1초만에 체크해나가서 나온결과는 우울증을 동반한 강박증, 그리고 불안장애도 심하다고

아 약먹기 싫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반복해온 생각들이 병의 증상인걸 처음 알았다. 아침 버스안에서 앞자리에 앉아 이 버스가 앞차와 부딪혀 내가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불안, 그리고 그러한 구체적인 장면을 머릿속에 매일 그리고 있다는게 병인지 몰랐다. 


죽고싶다는 생각은 솔직히 진심이다. 못해도 이틀에 한번씩은 한다. 기분과 다른 문제다 이건. 아픈건 싫으니 잠자듯이 조용히 죽고싶다 생각했는데 온몸이 부서지며 죽었음 좋겠다 생각했다. 그 상상을 하면 왠지 속이 시원해진다. 자해심리랑 비슷한가. 속으로 하는 생각. 내 죽음이 가족들의 인생을 망치는 민폐거리이기 때문에 그런 죄의식을 느끼면서 죽고싶지 않아서 살아있는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요즘 좋아하게된 가수를 보며 빛나는 것들은 어찌하여 저리 빛나는가라는 생각이 의연중에 떠올랐다. 답은 하나인것 같다. 내가 아니라서인것 같다. 나는 내인생을 리셋시켜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주기적으로 느끼고 다른 존재가 되길 원한다. 그리하여 다른이들의 삶이 빛나나 여기나보다. 그들의 삶은 적어도 나의 삶은 아니니까.

팬티에 묻어나온 피를 보며 약은 일주일뒤부터 먹어보기로 했다. 자궁을 들어내버리고 싶은 욕망에 시달린다. 이 자궁은 대체 무엇을 품기위해 존재하나. 자궁을 품고 있는 나는 무엇을 품을만한 존재일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생각들. 이것도 병일까. 약봉투는 책상 맨위에 올려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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