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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

강박에 대한 고찰

나는 도서관에 와서, 하고 싶은 일이 딱히 없어서,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딴짓을 하고 있다 싶으면 불안해진다. 강박이 발동이 되는 것 이다. 그 강박은 '하루에 하나의 일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무의식 속에서 나는 오늘 영화 한편을 집중해서 '봐야 해', 내 마음에 드는 글 한편을 '써야 해', 혹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책 한권을 '읽어야 해'라는 생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정해놓는다는 것이 문제인거 같다. 무언가를 정해놓고 그걸 지키지 못하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대체 내가 회사원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데 생산적으로 매일 하루를 보내야할건 또 뭐란 말인가. 아니 회사원도, 학생도 매일매일을 몰입해서 일을 하고 공부를 해왔을까? 분명히 아니라고 생각한다. 공부가 잘되는 날도 있고 안되는 날도 있는거고, 일에 집중을 하는 날도 있는거고 집중을 못하는 날도 있는거겠지. 

그래도 나는 불안하다. 언제부터 이 불안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이 불안이 계속 반복이 되면 나 또 불안해하고 있네. 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강박만큼 문제인게, 이렇게 불안을 의식해서 불안의 크기를 키우는 것 이다. 감정에 대한 강박보다 자주는 아니지만 감정에 대한 강박처럼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데 있어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불안해진다.

언제부터 강박이라는 것이 생겼나 보면, 아마 중학교 때 부터였던 것 같다. 중학교 때는 외적인 모습을 관리하지 않으면 다른사람들이 안좋게 볼 것이다 그러니 외적인 모습을 관리해야만 한다는 강박, 고등학교 때는 뭐 내가 오늘 정한 학습량을 다 채워야만 해와 같은 강박이었다.  하지만 내가 외적인 모습을 관리하는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 강박들은 나에게 그게 감정적으로 영향을 줄 정도로 크지 않았다. 남들이 다 있는 그 정도였다. 강박을 못지키면 아 몰라하고 포기해버렸다. 

감정에 대한 강박(우울-즐거움)으로 불안함을 느낄 때 그린 그림.
감정에 대한 강박(우울-즐거움)으로 불안함을 느낄 때 그린 그림.

근데 최근 들어서 감정에 대한 강박(우울-즐거움)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게 되었다.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감정이 오래 지속되다가, 한번 즐거운 감정을 느끼게 되면, 다시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감정으로 돌아갈까봐 불안해진다. 불안을 유독 심하게 느끼는 날은, 신체적 증상(숨쉬는데 있어서 불편함)까지 동반된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될 생각도 없고, 그냥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 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강박관념을 가지고 불안함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건가 싶어서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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