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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내 마음에는 울퉁불퉁 못난 물고기가 살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살았다. 다섯살 즈음인가 미술학원에서 커다란 도화지에 물고기를 그리는데, 선생님이 그리신 반듯한 물고기에 반해 내가 그린 울퉁불퉁한 못난 물고기가 싫었다. 그래서 남들은 하는데 나는 하지 못해서 위축이 되는 마음을 내 마음속에 살고 있는 못난 물고기라 부르기로 했다. 내 마음을 헤엄치고 다니며 가끔씩 나를 찌른다. 나를 찌르며 나 아직 여기 살고있어라고 한다.

흔히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데 그 말이 강박이 되어서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때 괴로운 기분이 든다. 그 기분이 너무 불쾌하고 찝찝해서 그 기분을 모른척하며 다른 기분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사실 어렸을때는 그냥 살았다. 내가 싫으면 싫은대로 좋으면 좋은대로,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느끼면서. 그냥 '나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결국은 '나 자신'이라는 것 이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좋은 것, 나쁜 것으로 판단하고 더 좋은 것으로 바꾸려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싫었다. 과거에 사느라 현재를 살지 못하는 내가 싫었고, 엄마 말은 제대로 듣지 않으면서 내 말만 들어주기를 바라는 내가 싫었다. 앞으로도 나는 내가 싫을 것 이다.

이렇게 내 마음 속에는 울퉁불퉁 못난 물고기가 헤엄치며 살고 있다. 이 못난 물고기의 이름은 나의 자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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